시간북한은 2016년 9월9일, 북한시간으로 오전 9시(우리나라 시간으로 9시30분)에 제 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9월9일은 1948년 9월9일 북한정권을 창건한 것을 기념하는 '조선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창건기념일'로 10월10일과 함께 북한의 사회주의 5대 명절 중 하나이다. 


장소 :  핵 실험 장소는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불리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이다. 출입구로 볼 수 있는 갱도 입구의 좌표는 ' 41°16'47.4"N 129°05'12.2"E ' ( 41.279830, 129.086729 ) 이다. 


이번 5차 핵실험이 일어난 장소는 청진 남서쪽 78km부근이다. 좌표는 북위41.323도, 동경128.987도(USGS기준) 로 4차 핵실험 당시의 북위41.30, 동경129.04와 거의 일치한다. 


풍계리 핵실험장 지도 ( 링크를 누르면 구글 맵으로 연결됩니다 ) 


풍계리 핵실험장 / 국방부 제공



위력유럽지중해지진센터는 처음 지진 규모를 5.0으로 밝혔다가 5.3으로 상향했고, 이어 미국지질조사국(USGS)는 5.3, 중국지진센터는 5.0의 지진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우리 기상청은 지진규모를 5.0으로 발표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인공지진의) 규모가 5.0인 것으로 미뤄 파괴력은 10kt (1kt은 TNT 1000t 폭발력)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016년 1월 4차 핵실험이 규모 4.8, 위력은 6kt으로 추정되었던 점을 감안할 때 8개월 여 만에 위력이 2배 가까이 강해진 것이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위력은 12.2kt 정도였다. 


 

 핵실험 일시 

 인공지진 규모

폭발력 

 5차

 2016.9.9

 5.0

 10kt

 4차

 2016.1.6

 4.8

 6~7kt

 3차

 2013.2.12

 4.9

 6~7kt

 2차

 2009.5.25

 4.5

 3~4kt

 1차

 2006.10.9

 3.9

 1kt 이하 



사진출처 : 경향신문



북한의 발표 : 북한은 당일 오후 조선중앙TV를 통해 '북한 핵무기 연구소 성명'을 보도했다. 이 성명은 5차 핵실험이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의 구조와 동작특성, 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검토하고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실험결과 '폭발위력과 핵물질리용곁수 등 측정값들이 (사전) 계산값들과 일치한다는 것이 확증되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어 '핵탄두가 표준화, 규격화됨으로써 여러가지 분렬물질(분열물질)에 대한 생산과 그 리용기술을 확고히 틀어쥐고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들을 마음먹은대로 필요한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선언했다. 북한이 '핵탄두'를 언급하고 '표준화, 규격화'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핵무기 연구소 성명 전문 (경향신문)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760828.html




핵물질의 종류 : 2016년 1월 4차 실험의 경우, 북한은 "소형화된 수소탄의 위력을 과학적으로 해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4차 핵실험의 위력으로 볼 때 수소탄이 아니라 '증폭핵분열탄'인 것으로 판단했다. 증폭핵분열탄은 기본은 핵분열탄이지만 핵분열의 강한 압력과 높은 온도를 이용해 부분적으로 핵융합 반응을 유도해 더 강한 폭발력을 가진 핵무기를 말한다. 


핵탄두 소형화에 적합한 증폭 핵 분열탄 


이번 핵실험과 관련해 북한은 수소폭탄인지 여부 등 핵종(核種, nuclide)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4차 핵실험과 마찬가지로 '증폭핵분열탄'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국제사회의 반응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9월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15개 이사국이 참여한 가운데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 직후 발표된 언론 성명에서 "안보리 이사국들은 유엔헌장 41조 하에서 안보리 결의의 형태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작업을 신속히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안보리는 신속하게 첫 반응을 냈지만, 그 뒤에 나오는 상임이사국들의 반응은 '한목소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역시 중국의 반응이다.  화춘잉(華春瑩)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월12일 정례 내외신 브리핑을 통해 "북핵 문제의 유래와 난관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 있다"면서 "북핵 문제의 실질은 북·미 간의 갈등"이라고 말했다.이어 "미국은 한반도 핵 문제의 변천 과정을 전면적으로 돌아보고 절실하고 유효한 해결 방법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면서 "방울을 건 사람이 그 방울을 떼어 내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이르게 된 데는 중국에 중대한 책임이 있다."는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답하면서 나왔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초강수'다. 즉 '핵 개발 문제는 미국의 위협에 대한 자위적 수단'이라고 주장해왔던 북한의 입장을 그대로 수용하는 듯한 발언인 것이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이번 핵실험 직전인 지난 7일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 8일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을 각각 베이징에 파견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이 "한·미의 대북 '군사 행동계획'에 대항하기 위해 핵개발을 진행해야 한다고 중국 측에 직접 설명했다"며 "실험 일시를 통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중국 측은 (핵실험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갖췄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번 핵실험의 정당성에 대해 중국의 이해를 얻으려 했다는 것이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9132049025&code=9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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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제의내일

1. SLBM  


일단 글자풀이부터 해보자. SLBM은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의 약자이다. 즉 잠수함(Submarine)에서 발사되는(Launched) 탄도미사일(Ballistic Missile)을 말한다. 


출처 : http://www.nextbigfuture.com





2. 왜 SLBM인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물론 여기서 '핵보유국'이라 함은 'NPT 체제가 인정하는 핵보유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건 복잡하니까 몰라도 된다. ) 


핵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하고, 그 장치를 실어나를 수 있는 운반체계가 있어야 한다. 전자가 핵폭탄이고, 후자는 탄도미사일이다. 


북한의 핵 개발 역사는 몹시 오래됐다. ( 역설적으로 한국과 미국의 '관여정책'이 중단되었던 지난 10년 동안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특히 김정은 체제 아래서 그랬다. ) 언젠가 북한이 핵폭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었다. 


그런데 북한이 언제쯤 이 핵무기를 탄도미사일에 실을 수 있을 만큼 소형화시키고, 그걸 싣고도 멀리 날아갈 수 있는 미사일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았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런데 이중에서도 SLBM은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무수단 미사일 (북한의 정식명칭은 화성-10)의 경우, 눈으로 볼 수 있는 지상에서 발사된다. 이동형 발사대에 탑재된다고 해도 그 발사대의 움직임은 포착될 수 밖에 없다. 반면 SLBM의 경우, 인공위성으로도 드론으로도 정찰기로도 포착할 수 없는 바다 속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를 사전에 탐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MD(Missile Defense)는 강력한 레이더로 미사일의 궤적을 계산해서 요격하는 시스템인데, 만약 미사일이 어디에서 발사될지 사전에 알지 못한다면 사실상 무력화될 수 밖에 없다. 미사일이 발사되어 목표물에 떨어질 때 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고, 특히나 탄도미사일이 최고 고도에 이르렀다가 낙하할 때 마하 10에 가까운 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SLBM은 '핵 소형화와 함께 한 국가가 어느 곳에서나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 이다. 





   

3. 그런데 북한이 SLBM을 보유한 게 대단한 일인가?


SLBM을 보유한 나라는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외에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이고 이들은 NPT(핵확산금지조약)가 정의하는 핵보유국이기도 하다. 


이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우선, 기술적인 어려움도 어려움이지만, 북한처럼 국제관계를 아예 무시할 것이 아니라면 핵무기를 독자개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두 번째로 핵무기를 개발했다 하더라도 그걸 실어나르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확보하기도 어렵고, 더군다나 수중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더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SLBM 북극성 (미국의 첫 번째 SLBM의 이름도 북극성이었다.) 은 콜드런치(cold launching ; 잠수함에서 물 밖으로 압력으로 미사일을 내보내고, 그 뒤에 로켓이 점화되는 방식)는 기술적으로 상당히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기술적인 문제 외에도, 전술적으로 북한의 SLBM 보유는 대단한 일이 된다. 


우선 (1)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쏜다면 지상에서 쏠 것'이라는 가정하에 구축된 탐지체계에 커다란 구멍이 뚤리게 되고, (2) 이 탐지체계에 기반한 요격시스템도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러한 의미에서 '사드 만능론'은 더 힘을 잃게 된다.), (3) 마지막으로 한반도에서 벌어지게 될 전쟁상황을 가정해 만든 '작전계획' 또한 큰 폭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아주 쉽게 말해, 북한이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일 때 (이른바 '급변사태' 등), 북한의 지상 기지를 모두 폭격해 무력화시킨다고 해도 알지 못하는 시점, 알지 못하는 좌표에서 탄도미사일이 한반도를 향해, 아니면 미국 기지를 향해 날아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상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4. 북한은 언제 이런 수준에 올라섰나? 


북한의 SLBM의 실체가 처음 거론된 것은 2014년이었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무수단 미사일 문제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움직임을 평가절하하기에 바빴다. 


SLBM '4전5기' 무수단 '5전6기'

북한의 SLBM 개발 


그러나 성공이 확인되자, 북한이 무수단을 고각발사로 성공시켰을 때와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다. 즉 이번엔 'SLBM이 내년에는 실전배치되고, 핵잠수함도 만들 것'이라고 흥분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가 기사에서 인용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이뤄진 북의 SLBM 시험 발사는 하나하나가 기술적 진전을 이루는 과정이었는데도 군 당국은 '완전 성공 아니면 실패'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사안의 심각성을 애써 외면해온 게 사실"이라고 했다.









5. 북한의 SLBM,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나는 순진한 평화주의자가 아니다. 그리고 북한을 옹호하거나 감쌀 생각도 전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이 그들이 말하는 것 처럼 '평화적 이용'을 위해서, '전력생산'을 위해서 핵을 개발해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의 다단 로켓(은하 시리즈) 시험발사가 과학개발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거짓말임을 잘 안다. 


그런데 또 하나 분명한 사실이 있다. 이런 저런 팩트들을 모두 제외해도 살아남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 


'관여정책'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 모든 외교적 레버리지 - 지렛대가 사라진 상황에서 북한은 더 열심히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쐈다는 점. 그리고 또 하나 그러한 실질적인 실험들이 북한의 기술 발전에 실질적인 보탬이 됐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이제 북한은 충분히 소형화된 핵무기를 갖게 되었으며, 가장 고난도의 기술이 적용되는 SLBM을 성공시켰으며, 그 사정거리는 군 당국에 따르면 2500km에 달한다고 한다. 


( 2016년 8월 24일 동해상에서 고각(高角) 발사된 북한의 SLBM은 500㎞를 날아갔다. 군 당국은 연료를 가득 채우면 사정거리가 2500km라고 했는데, '연료를 완전히 채워'라는 가정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지 않으나 당국의 발표는 그렇다. 아마도 북한 SLBM의 기반이 된 옛 소련제 미사일의 제원 때문인 것 같다. ) 




첫 번째,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 '비핵화'라는 구호는 더이상 현실적인 힘을 발휘하기가 힘들다. 인정하기가 매우 가슴아프지만, 현실이다. 


두 번째, '전방위적 압박'을 하더라도 '플러스 알파'의 외교적 수단을 시급하게 강구해야 한다. 


세 번째, 정말로 전국 방방 곡곡에 사드 포대를 배치해 전방위적인 레이더망을 갖출 것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렇게 한다 해도, SLBM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과도 북한의 SLBM 문제를 놓고 긴밀하게 협의해야 한다. 


네 번째, 첫 번째에서 세 번째 까지의 요소들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해야 한다.  


먼저 작성했던 사드에 관한 글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난다면 ( 아주 작은 무력충돌이라도 전면전을 부를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 가능성은 점점더 높아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개전 초기 1950년 한국전쟁 당시의 피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강조하지만, 이 문제는 결코 국내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시간은 결코 우리 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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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이 난리가 벌어졌을까? 



지난 6월 22일,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을 6번째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발사된 곳에서 400km정도 지점 동해상에 떨어졌다.  이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3,000~4,000km인 것으로 파악되는데, 한국과 미국 당국은 이 시험발사가 ‘성공한 것 같다.'이라고 평가했다. 최대사거리의 10분의 1도 안되는 지점에 떨어진 미사일을 두고 왜 성공이라고 평가한 것일까? 나는 갑작스런 이번 사드(THAAD) 논란의 핵심은 모두 여기에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무수단'의 최대 사거리와 지난 6월 실제 발사된 궤적



먼저 우리는 ‘탄도미사일'이라는 용어에 익숙해져야 한다. 위 그림에서 나타난 두 개의 포물선은 모두 ‘탄도'에 해당한다. 즉 미사일이 날아가는 궤적이다.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비교하자면 마치 비행기처럼 미리 입력해둔 항로를 따라 움직이는 순항미사일과는 달리, 탄도미사일은 로켓엔진을 통해 추력을 얻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포탄처럼 탄도를 그리며 날아간다. 직각(90도)으로 탄도미사일을 쏜다면 그 미사일은 돌을 위해 던진 것과 똑같이 머리위로 떨어진다는 얘기가 된다. 


북한은 그런데 6월22일 미사일 발사 각도를 90도에서 겨우 7도 부족한 83도로 쏘아올렸다. 이것을 ‘고각발사’라고 하는데, 상당히 큰 위험을 감수한 행동이었다.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은 23일 "전략 탄도로케트 '화성-10' (북한의 정식 명칭) 북시험 발사를 성공했다"며 "시험 발사는 고각(高角) 발사 체제로 진행돼 최대 정점 고도 1413.6㎞까지 상승 비행, 400㎞ 전방의 예정된 목표 수역에 정확히 낙탄되었다"고 발표했다. 

(조선일보 6월24일자)



북한이 공개한 '무수단'(화성-10) 발사장면




우리 군 당국은 ‘무수단', 북한식 이름으로 ‘화성-10’이라는 미사일 50여가 이미 실전 배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6월22일의 시험발사를 통해 ‘무수단'이 ‘실제로 기능한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또 하나, 우리는 6월22일 무수단이 날아간 거리 400km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짚어봐야 한다. 




400km를 남쪽으로 그려봤을 때 도달하는 지점



지난 6월22일 시험발사에서  ‘무수단’은 한반도 동쪽 해상에 떨어졌다.  그런데 같은 거리를 동쪽이 아니라 남쪽으로 향하게 한다면, 400km는 대구 인근이 된다. 즉 한반도의 ‘후방', 주한미군의 전략기지를 ‘무수단'의 타겟으로 삼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물론, 북한에는 ‘무수단' 말고 사거리가 짧은 미사일들이 많이 있다.  앞서 살펴본 것 처럼 미사일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고, 사거리가 짧은 미사일은 더 낮은 고도의 궤적을 그리며 날 것이다. 만약  원래 사정거리가 긴 ‘무수단'을 한반도를 목표로 발사한다면, 지난 6월22일에 있었던 시험발사와 마찬가지로 매우 높은 ‘고각'으로 발사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때문에 “기존의 미사일보다 더 높은 지점, 즉 ‘고고도’에서 요격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생겨날 수 있다. 






더구나 북한의 미사일이 지상까지 내려와 터지는 방식이 아니라, 높은 고도에서 폭발시키는 형태일 수도 있다. 핵폭탄을 높은 고도에서 터뜨리면 전자기장에 큰 영향을 미쳐 통신과 전자기기를 마비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이춘근 박사는 북한이 이런 공격 기술을 시도하고 있을지 모르니 대비해야 한다는 논문을 얼마 전에 내놓았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박사의 논문



한미당국은 너무 갑작스럽게 사드 배치 방침을 발표했다. 내가 보기엔 정치적으로, 외교적으로, 사회적으로 너무나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발표가 이뤄진 것 같았다.  한국과 미국의 공동 발표 자리에서 류제승 실장은 사드 배치 지역이 수도권을 방어할 수 없는 위치라는 점을 사실상 시인하면서, 사드 배치는 ‘군사적 효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에 배치될거라고 했다.


요즘같은 상황에서 과연 합리적인 추측이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나의 추측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설마 설마 했는데 북한은 ‘무수단'을 성공시켰다.  게다가 난이도가 높은 고각발사를 성공시켰다.  무수단은 이미 50기가 실전에 배치되어 있다.  그렇다면 당장이라도 북한이 한국 후방에 배치되어있는 미군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날릴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이 경우 고고도로 날아올 것이기 때문에 기존 ‘패트리엇’으로는 방어가 어렵다. 그러니 당장 사드가 필요하다.” 미국은 이런 식의 논리로 한국의 군 라인을 설득시켰다. 





그렇다면 사드배치가 정답이었을까? 


사고 실험을 해보자.  무수단 미사일이 한반도 남쪽에 떨어지는 것은 어떤 상황일까? 그건 국지전이 아니라 전면전 상황일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벌어지는 상황.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벌어지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일단 수도권이 불바다가 된다. 북한은 휴전선 인근에 330여문의 방사포를 배치해 두고 있다. 이 방사포는 한 시간에 약 2만5천여발의 로켓을 수도권으로 퍼부을 것이다. 그런데 이 방사포는 방어가 어렵다. 이렇게 물량공세로 쏟아붇는 로켓을 요격한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말이 안된다. 사드 한발은 125억원 정도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사는 수도권이 불바다가 될 것이다. 가장 먼저 일어날 일이다. 


북한의 방사포 사격 모습



물론 북한은 탄도미사일도 발사할 것이다. 후방에 있는 군사기지등 주요 시설을 타격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무수단’을 쏘지는 않을 것이다. 고각발사는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약 1천기 정도로 추산되는 스커드 같은 미사일들을 쏠 것이다.  


무수단 미사일이 발사되는 상황을 생각하려면 전면전을 가정해야 하는데, 정작 전면전을 가정하고 나면 ‘북한 입장에서 꼭 무수단을 쏘려고 할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오히려 무수단은 한국을 타겟으로 설계된 미사일이 아니라 미국(괌)을 공격하기 위한 무기체계다.  그러므로 무수단의 ‘고각발사'를 막기 위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한다는 것은 실익이 없다. 


그렇다면 왜 미국은 사드에 그토록 집착한 것일까? 미국은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고 공격적으로 나왔다. 사실 우리는 ‘필요가 없다'며 버텨왔다. 사드는 미국 본토 밖으로 나간 적이 없는 무기체계였다. 우리나라에 사드 부대가 들어온다면 첫 번째 사례가 된다. 


경상도 지역에 배치했을 때, 수도권은 사드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미국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만약 한반도에서 전면전 상황이 벌어진다면 북한은 미국 본토를 공격하겠다고 협박하고 나올 것이다. 무수단은 괌을 사정거리 안에 두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고, 북한이 우주개발용이라고 광고를 하지만 탄도 미사일과 원리가 다르지 않은 ‘광명성’로켓은 사거리가 1만2천km나 된다.  


이 경우 한국에 있는 사드 기지는 어떤 효용이 있을까? 사드는 발사된 미사일이 상승, 중간비행, 종말낙하의 3단계를 거쳐서 날아올 때 그 마지막 단계인 ‘종말낙하’단계에서 요격을 하게 된다. 그런데 사드가 요격할 수 있는 사거리가 200km정도니까 소용이 없다.  


그런데 소용이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레이더다. 조선일보 유용원 기자의 설명을 들어보자.  


AN/TPY-2 레이더


"THAAD의 핵심 구성품에는 미사일 외에 AN/TPY-2 (Army Navy/Transportable Radar Surveillance) 고성능 X밴드 레이더가 있다. AN/TPY-2는 최대 탐지 거리가 1800㎞다. X밴드는 파장이 짧아 적 탄도미사일을 먼 거리에서 정밀하게 탐지하는 데 유용하다. 하와이에 배치돼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추적하는 거대한 석유시추선 형태의 해상배치 레이더(SBX)도 X밴드 레이더다. AN/TPY-2는 해상배치 X밴드 레이더보다 훨씬 작아 기동성이 뛰어나다는 게 장점이다. 수송기 등에 실어 여기저기 옮겨 다닐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의 ICBM 등을 겨냥해 일본 내 기지 2곳에 이 레이더를 배치해 놨다. 미국은 일본보다 중국과 가까운 우리나라에도 이 레이더의 배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 배치될 경우 유사시 서해에서 중국 원자력추진 전략잠수함이 잠수함 탑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경우 즉각 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실제로 지난 2012년 중국 코앞인 백령도에 이 AN/TPY-2 레이더 배치를 허용해 줄 것을 우리 정부에 비공식 요청했지만 우리 정부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에게는 별 소용이 없고, 미국에는 소용이 있는 무기체계. 미국이 세계 어느 곳에도 배치하지 않은 사드를 우리나라에 도입하려고 하는 이유다.  


물론 사드가 있는게 없는 것 보다는 나을 수 있다. 전쟁도 전쟁이지만 ‘억지력’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제대로 된 국가라면 이 정도의 일을 결정할 때는 당연히 득실을 따져야 한다. 



지난해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을 두고 엄청난 말들이 오갔다. 그냥 행사에 얼굴 한 번 비추는 것 뿐인데 말이다. 이유가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충돌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그 중간 어디쯤에 애매하게 서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드 문제는 아주 민감한 문제였다. 단순히 미사일을 도입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외교와 경제가 한데 엮여있는 중차대한 문제였던 것이다.  이번 일로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관계가 매우 꼬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오히려 북한문제를 풀어나가는데도 어려움이 커질 것이다.

  

단기적으로 가장 걱정이 큰 것은 경제다. 한국은 전체 수출액의 4분의 1 이상, 경상수지 흑자액의 40% 이상을 중국에서 얻을 정도로 대중 의존도가 높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00년 한국이 중국산 마늘에 물리는 관세를 올리자 한국산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의 수입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2017.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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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제의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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