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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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의 이면 / 2008.05.05.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5. 19:18
신임 김숙 6자회담 수석대표가 워싱턴을 다녀갔다. 그리고 여기 저기서 긍정적인 메시지들이 당국자나 소식통을 인용해 흘러나왔다.주된 팩트는 6자회담이 곧 재개될 거라는 얘기, 그리고 북한이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방북했던 성김 과장에게 가능한 최대한의 협조를 해줬다는 것 등이었다. 부시대통령은 워싱턴의 한 행사장에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했다. 또 '힐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더라'는 보도도 있었다. RFA는 성김 과장이 다시 방북한다는 얘기가 워싱턴 정가에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마도 거의 완성된 신고서를 검토하기 위해서 그가 평양에 다시 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 그 뒤에 북한이 중국에 신고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려나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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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비디오, 승부수 / 2008.04.27.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5. 19:15
몇 주 전 목요일 조지타운 대학에선 저녁 8시라는 비교적 늦은 시간에 세미나가 열렸다. 국제위기그룹 피터 벡 소장, 1기 부시정부 NSC에서 일했던 마이클 그린, 그리고 북한을 빠져나온 한 노 교수가 밤 10시가 넘도록 북한 내 인권상황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그 자리에서 피터 벡은 6자회담 프로세스와 관련해 한마디 했다. 도무지 크리스토퍼 힐 이라는 사람이 비밀스럽게 뭘 하고 돌아다니는지 알 수가 없다는 얘기를 하면서 '부시행정부는 왜 시리아의 핵 시설에 관한 비디오를 공개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비디오가 돌아다니고 있고, 알만한 사람은 그 비디오에 북한 관리가 등장하는 것 쯤은 다 알고 있는데 그걸 왜 공개하지 않느냐는 얘기였다.기억을 더듬어보니 이 '불법 유통'된다는 비디오의 존재가 거론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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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싱가포르 합의 / 2008.04.14.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5. 19:11
■ 빗나간 예상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제네바 회동이 마지막일 거라고 했지만, 얼마 뒤 그는 싱가포르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다시 만났다. 지난 칼럼은 명백한 오보였다. 한국의 CBS 등 몇몇 언론들은 크리스토퍼 힐이 한국을 방문한 시점을 전후해 "돌파구가 마련됐다."라는 기사를 썼다.싱가포르 회동을 공식 확인하는 국무부 대변인의 브리핑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매코맥 대변인은 크리스토퍼 힐이 김계관 부상을 만난 뒤 베이징으로 가서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와 만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그건 이미 싱가포르 회동 이전에 신고문제에 관한 북-미간의 조율이 어느 정도 이뤄져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천영우 6자회담 수석대표도 중국으로 건너간다는 한국발 기사가 나왔고, 다른 6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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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갈래 딜레마 / 2008.04.02.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5. 19:07
베를린 회동, 마지막 담판 3월13일, 북한과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제네바에서 만났다. 돌파구를 기대하기엔 너무 많은 것들이 노출된 회담이었다. 지난해 극적인 2.13 합의를 이끌어내는 토대가 됐던 베를린 합의와 비교하면 그 차이점은 더 분명하다. 회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례적인 어휘들을 동원하긴 했지만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더 이상 만남을 지속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또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그날 밤, 회담 내용에 대한 전문이 평양에 도착하기도 전 기자들 앞에서 두 가지 핵심 쟁점, UEP와 시리아 문제를 모두 부정했다. 시차를 두긴 했지만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김계관 부상의 발언을 공식화 했다.북측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회담 전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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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라인 (Deadline) / 2008.03.09.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5. 19:01
지난 5일자 워싱턴 포스트엔 재미있는 만평이 실렸다. 이 만평은 첫번째 컷에서 '이라크'란 제목의 두더지 잡기 게임기 앞에 선 신사를 등장시키는데 다음 컷에서 줌 아웃(zoom-out)이 되면 가자, 터키, 이란, 아프간, 파키스탄 등등의 제목을 단 게임기들이 잇따라 '뿅(pop)' 소리를 내며 튀어나온다.사실 라이스 미국 국무부 장관이나 부시대통령은 이제 임기중 씨를 뿌려왔던 외교정책들에 대해 가을 걷이를 해야 할 때가 됐다. 그러나 가을걷이는 커녕 곳곳에서 악재가 터지는 걸 수습하기도 만만치 않은 사정이다. 만평에 등장하진 않지만 북한 핵문제 역시 새로운 악재가 터진 건 아니라도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데 이제 미국은 공공연하게 '시한'을 언급할 정도로 마음이 바빠졌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베트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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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시도? / 2008.03.04.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5. 18:57
지난해 “측근”이라는 제목의 라이스 국무장관에 대한 책을 낸 워싱턴 포스트 글렌 케슬러 기자가 지난 주 목요일(28) 워싱턴 한국대사관 코러스 하우스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강연을 했다. 그는 초기 부시 행정부의 강경한 대북 정책이 북한의 핵실험을 전후해 전환점을 맞게 됐고, 지금은 행정부 내에서 북한문제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유일한 외교 분야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이나 북한-시리아 핵 협력설, 이 두 가지 문제가 상당한 난제라고 지적하면서, 부시행정부가 무턱대고 기준을 낮춰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그러나 글렌케슬러는 요즘 북한문제 보다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미국 대선문제에 더 바쁜 것 같았다. 심지어 그는 강연에서 ‘오바마가 되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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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 2008.02.24.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5. 18:54
최근 미국 워싱턴의 날씨는 몹시 변덕스럽다. 늦봄처럼 따뜻했다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매서운 삭풍이 몰아치곤 한다. 어차피 봄이 오기 전 일기가 고르지 못한 건 서울도 매한가지인 만큼 이해 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하나 이해할 수 없는 건 분명히 비가 내리는데, 그 비가 내리면서 얼어버리는 현상이다. 내게 겨울 비는 보통 날씨가 포근하다는 증거로 해석됐었는데, 포근하긴 커녕 매섭게 차가운 날씨가 내리는 비를 재료로 마치 얇은 얼음막을 코팅하듯 도로와 자동차 나무 등 지상의 모든 것을 얼려버리니 이것이야 말로 사람을 당황스럽게 한다.지난주 6자회담과 관련해 두드러지게 많은 움직임이 있었다. 우선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베이징에서 북측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났고, 서울로 건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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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샤랴프, 칸, UEP / 2008.02.24.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5. 18:44
최근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로 완전한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핵심적인 키워드가 돼는 부분은 뭐니뭐니 해도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UEP 이다.특히 북한은 평양을 찾은 미국 관리에게 원심분리기의 핵심 부품이 되는 고강도 알루미늄 관이 어디에 쓰였는지 직접 보여주는 등 현재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이런 설명은 일견 적어도 국무부 관리들에겐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지만 문제는 미국이 현재와 미래에 대한 설명과 약속으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문제는 '과거'에 벌어졌던 일을 북한이 어떻게 규명하고 넘어가느냐 하는 데 달려있다. 이는 한편으로는 제네바 합의 이행을 파탄나게 했던 2002년 2차 핵위기의 책임소재 문제와도 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