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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DA, "우회로 찾았다" / 2007.06.11.
    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5. 16:59

    소식통 1 :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됐으니, 구체적인 전망이 보이는 거죠"

    소식통 2 :

    "그 어느 때 보다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식통 3:

    "지금까지 나왔던 해법들의 조합인데, 방안 자체로 보자면 눈에 띄는 결점은 안보입니다."


    오늘 취재한 출처를 밝히길 꺼려하는 복수의 외교가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BDA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동가능한' 우회로가 마련된 것 같고, 여전히 '현실태'가 아니라 '가능태'일 뿐이지만 이번 주중 해결될 가능성은 그 어느 때 보다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약속이나 한 듯, 오늘 오전 NHK는 워싱턴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빠르면 이번주 내 해결될 것 같다"는 보도를 했고, 천영우 평화교섭본부장은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이번 방미 기간중 돌파구를 마련할 거"라고 말했으며,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송민순 장관은 "가까운 시일 내에 해결될 것으로 관련국들이 비슷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답변했다.  

    지금까지 이른바 '송금'문제에 있어서 가장 문제가 됐던 건 BDA를 돈세탁 우려기관으로 지정해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포괄적으로 금지한 미국 재무부의 Final Rule(3.14 발표).

    북한은 BDA문제 해결에 있어, '송금'이라는 해법을 고집하고 있는데 이 F.R.(Final Rule) 때문에, 돈을 BDA에서 다른 금융기관으로 보내는 것이 어려웠다. 

    F.R.을 다시 해제하는 것은 ▲ 재무부 입장에서 스스로의 조치를 훼손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고, ▲ 중국이 원인제공자인 BDA의 스탠리 아우를 몰아낸다면 그나마 명분이 마련되지만, 중국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 

    우회로는 일단, 재무부의 어떤 조치가 아니라 (재무부를 우회해) 미국 법무부 산하의 SEC (US Securities and Exchanges Commission, 우리나라의 금융감독위원회 비슷한 성격인 듯)의 '유권해석'을 통해, 이 번에 이뤄질 아주 구체적인 거래에 한해 면죄부를 주는 방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BDA에서 돈이 나와 어떤 어떤 금융기관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러시아의 금융기관에 돈이 들어갈 때 까지의 과정을 적시해 유권해석을 의뢰하면, 재무부 산하 조직이 아닌 법무부 산하조직인 SEC가 "No Action Letter"라는 형식으로 답변으로 주는 것.

    "No Action Letter"란 특정한 금융거래에 대해서, '관련 규정이 모호하긴 하지만, 유권해석에서 의뢰한 그 특정의 거래라면 그 거래가 성사된 뒤에, 그 거래에 한해 어떤 재제조치도 취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방법이다. 

    이는 F.R.을 내린 미국 재무부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서, 또 특정기관에 대해 면죄부를 줬을 경우 이 면제부가 추후에 악용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면서, 일회적으로 송금을 성사시키는 해법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와코비아가 언론에 노출되면서 그 만큼의 어려움에 처했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런 우회로가 확보된 만큼, 중국의 협조 아래 ) 중개은행을 미국이 맡지 않고 마카오의 다른 은행이 맡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와코비아가 중개를 맡게 될 경우 미국 재무부가 어떻게든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데, 만약 마카오의 "다른 은행"이 '중개'를 맡아줄 경우 재무부는 상대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방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

    세 번째로 이런 우회로를 통하게 될 경우, 어쨌든 달러 송금일 때 미국 은행의 결재시스템을 거치게 되는데, 원래 북한과 제3국의 달러거래로 결제시스템을 거치는 것은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불법이 아니었다.

    그러나 어찌 됐건 미국 금융시스템을 거치게 되는 것인 만큼, 베를린 북-미 회동 이후 북한의 최고 권력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BDA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고한 북한 외무성의 입장에서도 명분을 세울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금 언급되고 있는 방안은 지금까지 나왔던 여러가지 해법 가운데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방안이 G8 이후 나왔다는 점, 특히 러시아가 자국을 통한 해법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 등은 좋은 징조이다. 특히 앞서 언급했듯이 6자회담과 관련해 지지통신이나 교토통신 등과는 달리 큰 오보를 하지 않아왔던 NHK도 오늘 이번주중 해결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외교소식통들은 시기 문제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지금까지 양치기 소년이 여러 번 된 경험이 있었던 만큼, 아무리 해결에 근접한 상황이라 해도 "언제"라고 말 했다가 또 다른 장애가 생기면 다시 한 번 거짓말장이가 될 수 도 있다는 판단 때문일 거다.

    소식통들이 전하는 "가능성"에 있어, 남은 걸림돌이 있다면 아마도 이런 요소들.

    ▲ 이 같은 방안을 당사자인 북한이 받아들일지 여부가 아직 확실치 않다는 점. ▲ 이 방안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앞서 해결책 가운데 하나로 모색됐던 미국 '와코비아'건이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노출됐듯이 미국 매파가 이런 해법을 그냥 지켜볼 것인지 하는 점. ▲ 마지막으로 실제 송금 과정에서 다른 돌출 변수가 등장하지는 않을지 여부 등. 

    오늘 미국으로 출국한 천영우 본부장은 오는 목요일이나 금요일쯤 귀국할 예정이고, 정말 기다리고 기다리던 해법이 작동되는 순간이 이번 주내에 현실화 된다면, 그건 아마 천영우 본부장의 귀국 시점 전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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