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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고 버티기 전략 / 2010.02.22.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7. 18:54
■ 북한 화폐개혁의 처절한 실패 대북 소식지들을 통해서 전해지는 내용들을 100% 신뢰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현재 북한은 지난해 말 이뤄졌던 화폐개혁의 후유증을 상당히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베트남의 사례로도 알 수 있듯이 화폐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선 돈의 가치가 다시 낮아지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재화가 필요하다는 건 상식. 그런데 북한은 왜 화폐개혁을 강행했을까? 추측컨대, 지난해까지 북한이 생각했던 것 만큼 일본과 한국 등과의 관계개선이 쉽지 않아 화폐개혁을 위한 나름의 대비가 이뤄지지 못했지만, 2012년 '강성대국 건설' 혹은 '후계구도 안착'이라는 물리적인 목표와 시간표가 만들어져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화폐개혁을 늦출 수도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올해 초에 개혁을 실시하려 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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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일부터 2월6일까지 벌어진 일들 / 2010.02.09.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7. 18:53
지난 번 칼럼인 "임계점의 전조"이후 한달이 넘는 긴 시간이 흘렀다. 다음은 1월1일에서 2월6일까지 한달여 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정리한 내용이다. 북한은 2010년 새해를 맞으면서,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이례적으로 경공업분야를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신년연설을 통해, 상설기구인 남.북 연락사무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유명환장관은 6일 연합뉴스와의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1996년부터 우라늄농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초(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갈거라는 보도가 잇따랐고, 북한은 같은 날 조선중앙 TV를 통해 남쪽 지명을 표시해놓은 훈련장에서 탱크가 달리는 장면을 보란듯이 내보냈다. 김정은의 생일인 1월8일에 대규모 불꽃놀이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다소 조용히 지나갔다. 다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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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점의 전조 / 2009.12.21.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7. 18:40
지난 주말 뒤늦게 남북 정상회담 추진 뒷얘기가 연합통신을 통해 보도됐다. 다음날, 21일자 조간에도 역시 비슷한 기사가 나왔다. 요약해보면 임태희-김양건 라인이 가동돼 10월 중순 이후 비밀접촉이 이뤄졌고, 11월 통일부에서 관여해 7일과 14일 두차례에 걸쳐 개성에서 남북 접촉이 이뤄졌지만 결국 국군포로 등의 의제에서 진전을 보지 못해 결국 정상회담 논의가 무산되고 말았다는 내용이다. 왜 갑자기 10월 11월에 벌어졌던 일들이 12월, 그것도 한해를 마감하려 하는 시기에 다시 등장하게 된 것일까? ■ 보즈워스의 방북 미국 워싱턴 시각으로 12월16일 국무부에서 보즈워스가 방북(9~10)내용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보즈워스는 상당히 긍정적인 톤으로 방북 결과를 설명했다. 북미대화는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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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즈워스가 北에 가는 까닭은? / 2009.11.19.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7. 18:39
오바마 美대통령은 11월 19일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은 뒤 기자회견을 통해, 12월 8일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북한에 보낼거라고 밝혔다. 그는 "양국은 공동 접근방식에 완전히 의견이 일치한다"면서, "만일 북한이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통해 의무를 준수하고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한다면 미국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와 완전히 통합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위협을 통해 이를 얻을 수 없고 자신의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여름이 지나고 난 뒤부터 언급돼오던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이 결국 날짜가 정해진 것이다. 앞서 보즈워스는 미국 기준으로 11월 5일 자신이 북한에 가는게 "몇주 후"라면서, 날짜는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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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근 vs 성김 가상 대화록 / 2009.10.29.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7. 18:38
지난 2006년 9월, 미국의 싱크탱크인 노틸러스 연구소 홈페이지에는 칼린 前 국무부 과장의 글이 하나 올라왔다. 강석주가 강연한 내용을 옮겨놓은 형식으로 돼 있었는데 알고보니 지어낸 가짜였다. 당시 북한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을 상황을 짐작케 하기 위한 '글쓰기의 기법'이었는지는 몰라도 국내 언론에서 대서특필됐다가 전문 취소가 되는 등 큰 소동을 빚었다. 이번 '리근 vs 성김 대화록' 역시 가상의 대화록이다. 남-북 비밀접촉이 있었다는 지난 20일 MBC의 보도를 두고, "허무맹랑한 소설같은 이야기"라고 반응했던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또 다른 소설같은 이야기인 셈이다. ㆍㆍㆍㆍㆍㆍ 샌디에고 시내의 노틸러스 식당. 구름같이 몰려든 취재진들을 따돌리고 들어온 리근 북한외무성 미국 국장은 짙은 밤색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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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 "기회 틀어쥐어야" / 2009.10.11.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7. 18:37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10월10일 한국과 일본의 정상을 만났다. 공동기자회견 내용으로 미루어 짐작하자면, 이 자리에서 그동안 기사화 됐던 것 이상의 자세한 발언 내용이 소개된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원자바오의 기자회견 내용을 통해 김정일의 발언을 중국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현재의 국면을 어떤 식으로 파악하고 있는지 여부를 엿볼 수 있다. ▲ 원자바오, "김정일과 한반도 핵문제 중점논의" 북한 방문 기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여러 차례 만났으며, 같이 있는 시간은 10시간 정도. 또 가장 긴 면담은 4시간이었다. 원자바오의 방북은 어디까지나 조ㆍ중 수교라는 이벤트 때문이었지만 원자바오는 면담 내용과 관련해 "한반도 핵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됐다"고 밝혔다. 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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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 방북...그 이후 / 2009.10.07.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7. 18:11
중국의 원자바오가 김정일과 회담을 갖던 날. 북핵외교사에 또 다른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있었다. 중국시간으로 9시50분쯤, 우리시간으로 10시50분쯤 중국관영 신화통신은 원자바오와 김정일이 회담을 가졌다는 한줄짜리 기사를 내보냈다. 뭔가 속보가 나올 것이라는 예고였지만 속보는 다음날 새벽이 돼서야 나왔다. 김정일이 우선 미국과 양자회담을 가져 본 뒤, 6자를 포함한 다자회담을 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는 것. 물론, 6자회담이 죽었다고 여러차례 언급해온 북한의 입장에서 6자회담을 언급한 것 자체로 특별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일방적으로 '희망섞인' 해석을 하기엔 전제가 너무 많이 달려있는 언급이었다. 그래서 원자바오의 방북 이후 여러가지 설이 난무했다. 중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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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바겐 ( Grand Bargain ) / 2009.10.05.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7. 18:10
외교부에서 총리실로 출입처를 옮기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써 왔던 형태의 '리포트'를 계속해서 쓰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자료를 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매일 숙제를 못한 심정으로 괴로워하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전략을 좀 바꾸기로 했습니다. 시점이나 중요한 워딩, 이런 것들을 분명히 하지 않고라도 제가 생각하는 판에 대해서 그저 '메모'형태로라도 정리를 해두는 것이 낫겠다는 타협이죠. 앞으로는 '북핵메모'라는 이름으로 좀 더 자주 뵐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직전, 외교부에서는 몹시 이상한 일이 있었다. 어느 아침 외교부 장관이 경제계 인사들과 만나는 자리가 있었는데 '상당히 중요한 얘기를 할 것이니 꼭 참석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던 것. 십수명의 기자들이 새벽에 시작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