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
은둔자의 강행군 / 2008.12.22.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6. 16:40
지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일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나를 은둔에서 해방시켜줘서 고맙다."고 농담을 건넸다. 당시 TV나 신문을 통해 남쪽 사람들에게 전달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은 그야 말로 파격적이었고, 그땐 장난스럽게 그 표정이나 옷차림을 흉내내는 사람까지 있었으니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지금 생각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란 말을 곱씹게 된다. 은둔의 지도자,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와병설에 시달리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요즘 참 바쁘다. 연일 북한의 언론을 통해 현지시찰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부응하듯 외신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어떤진 모르겠지만 여전히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고 본다'는 미군 고위 인사의 발언도 나왔다. 그런데 자신의 건강이상설을 무마하고 주민들의 동..
-
우리가 채였다고? - 합의 못 내놓은 6자회담 / 2008.12.12.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6. 16:36
Do we feel jilted?11일, 의장성명을 발표하고 나서 6개 나라의 대표들은 기념 촬영에 응했다. 그러나 그들은 지쳐 있었고 그 자리에 서서 플래시 세례를 받는 일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못마땅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은 자리에 없었다. 대신 성김 대북특사가 오른쪽 마지막 자리를 지켰다. 6자회담에서 '의장성명'이란 그저 합의문이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것을, 다시 말해 회담이 실패했다는 것을 덜 직설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외교적 수사다.미국의 매파 논객들로부터 '김정힐'이라고 불리곤 했던 힐 차관보는 댜오위타이 대신 베이징 공항을 향했다. 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였다. "이번 회담에 큰 기대가 있었는데, 우리가 원하던 걸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는 진을 ..
-
힐러리의 사람들 / 2008.12.06.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6. 16:32
오바마를 '바이올린 켜는 사람'에 비유하는 기사가 많았다. 경선 상대였던 인사는 물론 공화당 인사들까지 요직에 앉힌 그의 용인술을 왼손으로 현을 짚고, 활은 오른손에 들어야 연주할 수 있는 바이올린에 빗댄 것이다. "Shame on Obama"라는 극한 표현을 사용했던 힐러리 클린턴은 오바마 정부에서 '일방주의 외교'를 극복하고 국제사회에서 실추될 대로 실추된 미국의 '권위'를 회복시킬 중차대한 국무장관 자리를 맡았다.이렇게 되면 빌 클린턴 정부의 2기 여성 국무장관을 지낸 매들린 올브라이트(Madeleine Albright) 전 장관, 리처드 홀브룩(Richard Charles Albert Holbrooke) 전 유엔대사, 웬디 셔먼(Wendy Sherman) 전 대북조정관 등 이른바 '클린턴 사단'이..
-
대통령의 말 / 2008.11.24.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6. 16:29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Wikipedia)는 외교를 '국가나 그룹의 대표 사이에 협상하는 기술이나 그런 행위를 일컫는 말(Diplomacy is the art and practice of conducting negotiations between representatives of groups or states)'로 정의한다. 이어 그 수단과 관련해 외교란 공손한 매너로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목적한 바, 전략적인 우위나 상호간에 받아들일 수 있는 절충안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했다.그래서 공적인 자리에서 외교관의 말이란 몹시 모호하다. 기자 앞에 서면 적어도 15분 이상은 말을 하는 미국 국무부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에 대해 우리나라의 한 고위 외교관은 사석에서 "나는 머리가 나빠서 도저히 그렇게 할 수 ..
-
'오바마-바이든 플랜'의 4가지 키워드 / 2008.11.20.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6. 16:26
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오바마는 19일 우리로 치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홈페이지인 www.change.gov를 통해서 이른바 '오바마-바이든 플랜'(Obama-Biden Pan)이란 걸 공개했다. 경제와 외교, 의료보험 문제 등 모두 24가지로 의제(agenda)를 분류하고 대통령, 부통령 당선자의 기본적인 입장을 정리해 놓은 글이다.그동안 오바마의 연설과 그의 측근 발언을 통해 외교정책, 특히 대북정책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미뤄 짐작할 수 있긴 했지만, 당선자가 돼서 내놓은 공식적인 문건인 만큼 어떤 핵심 키워드 들이 들어있는지 꼼꼼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 검증가능한(verifiable) '플랜'은 '미확인 대량살상무기'를 이유로 부시 행정부가 공격을 감행했던 이라크가 아니라 9.11 테러를..
-
6자회담, 위기의 현실화 / 2008.11.15.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6. 16:24
미국의 새로운 정권 탄생에 북한은 상당히 신속하고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선거 직후 이근 북한외무성 국장은 현 부시정부의 국무부 관리는 물론 차기정부 인사와도 만날 약속을 해 놓은 상태였고, 간단히 면담하는 자리가 아니라 토론회 자리를 빌어 앞으로 오바마의 사람들과 새정권의 대북정책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해 직접 탐색해 보는 기회도 가졌다.리근 미국국장은 우리 시간으로 7일, 크리스토퍼 힐과의 만남 뒤에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까지 여러 정책을 추구하는 행정부를 대상(상대)해왔고 그 어떤 행정부가 어떤 정책을 위하더라도 그에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그 발언 내용도 그렇지만, 그 발언을 하는 그의 표정은 상당히 부드러웠고, 대부분의 기자들이 북한의 '유화적인 제스쳐'로 받아들였다. 북한은 이틀만에 오바..
-
오바마의 사람들 / 2008.11.03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6. 16:11
빌 클린턴이 8년간 집권한 뒤 부시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부분의 정책 분야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대북정책도 마찬가지였는데, 제네바 합의에 이어 모처럼 조성됐던 북-미 관계정상화 흐름도 완전히 거꾸로 되돌려졌다. 물론 이런 변화의 과정엔 부시 자신의 생각도 반영됐었겠지만 북한을 '악의 축'으로 생각하게 했던 네오콘 진영 참모들의 '사전 정보 입력'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선거를 앞두고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가했던 금융위기, 그리고 이제 침체의 늪에 무릎까지 빠져버린 미국경제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탄생시킬 걸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새로운 미국의 대통령은 과연 미국사회에 더 나아가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해야 할 것이고 그 첫 걸음은 과연 그의 곁에 어떤 사람들이..
-
미국 대선을 앞둔 풍경 / 2008.10.30.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6. 15:51
이제 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미국내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오바마가 당선될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문제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는 그러지 않아도 이라크전 문제로 지쳐있던 미국 국민들에게 지난 8년 간의 공화당 집권 기간을 '진절머리 나는 기억'으로 각인시키는데 크게 일조한 것 같다. 매케인은 '페일린'이라는 뜻밖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도도한 대세를 꺾는데 역부족이었다. 이제 남은 문제는 과연 미국의 유권자들이 마지막 투표장에서 '유색인종' 혹은 '검은 피부'라는 근본적인 회의를 거둬들이고 지금 여론조사와 다르지 않은 투표 행태를 보일 것이냐 하는 것 정도가 될 것이다.테러지원국 해제 발표 이후 당장이라도 열릴 것 같던 6자 수석대표회담은 적어도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로 미뤄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