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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납치문제를 넘어 / 2008.06.16
    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6. 15:10

        북한은 물론이고 일부 우리 당국자들 조차 일본은 왜 6자회담 틀에 들어와 있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을 하는 걸 여러 번 들은 적이 있다.  일본은 지난해 2.13 합의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에너지 지원 분담과 관련해 문제가 됐을 뿐만 아니라, 북-미가 북핵외교에서 제네바 합의 이후 새로운 이정표로 목표삼고 있는 테러지원국 명단해제 과정에서도 걸림돌이 돼 왔다.

        예를 들어 지난 3월13일. 크리스토퍼 힐과 김계관 부상의 베를린 북미접촉 당시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해서도 진전이 있느냐는 기자들(일본 기자들)의 질문이 있었다. 이 질문에 대해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일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아키다카 사이키와 무려 "3∼4회 전화통화를 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관계정상화가 추진되는 과정에서도 일본 변수가 미국에겐 신경쓰이는 문제였음이 틀림 없다.  얼마 전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퍼시픽 포럼 CSIS' 주최로 실시한 특강(3/28)에서 "짐 켈리(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 내가 납북자 문제 때문에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남겨두었다"면서 "그것은 아무 생각없이, 거침없이(wildly) 이뤄진 것도, 순간의 충동으로 결정된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일본은 경제대국이면서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미국의 동맹이다. 그리고 북한의 미사일, 혹은 핵이 자신들에게 큰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 어쩌면 정 반대로 이를 구실로해서 핵 무장을 하게 되길 바라는지 모르지만 - 북한 핵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 또 일본의 정치시스템이 몹시 취약한데다, 평양선언 이후 '납치'문제는 오히려 파장이 더 커졌기 때문에 일본 총리가 '어떻게 하겠다'고 마음을 먹는다고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앞선 칼럼에서 북-일간에 어떤 교감이 이뤄진 것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는데 그 시점이 언제인지, 또 후나바시의 책에 등장하는 '미스터 X'가 이번에도 배후에서 노력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북한과 일본은 7일 베이징에서 실무협의를 가졌고, 11일에서 12일 사이 공식 협의를 가졌다.

        이 시기를 돌이켜 보면 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이 북한을 방문한다는 발표가 나온 것이 5일, 북-일간의 베이징 실무협의가 7일, 이어 10일엔 성김 한국과장이 북한에 갔고 판문점에서는 6자 에너지실무회의가 개최됐다. ( 이 자리에서 북한은 일본에 무연탄 가스화설비를 만들어줄 것을 요구한 걸로 알려졌다. )

        역시 같은 날인 10일, 북한은 '외무성대변인 성명'이라는 비중있는 발표 형식을 통해 반테러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했고, 기다렸다는 듯이 미국은 이를 환영했다. 다음날인 11일, 황준국 북핵기획단장은 북한이 에너지 지원 속도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긴 했지만 이 문제와 신고문제를 강하게 고리 걸 것 같지는 않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이렇게 보면 북-일 협의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 제외하기 위한 작업이 착착 진행되는 그 흐름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과 일본이 모두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하는 이번 협의 결과는 북한을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분기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여러가지 측면에서 크리스토퍼 힐 - 라이스 - 부시로 이어지는 북핵외교의 의사결정 주체들이 부담을 갖게 되긴 하겠지만, 큰 이변이 없다면 의회에 대통령의 결정을 통보하고 그와 동시에 영변 냉각탑이 폭파되는 이벤트가 치러지고, 테러지원국 해제 약속도 지켜질 거란 기대를 갖을 수 있을 듯 하다.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은 가만히 있는데 그동안 일본은 '미운 오리새끼'처럼 대북 강경 조치들을 잇따라 내놨었다. 핵실험 뒤 만들어진 안보리결의 1718에 따라 당시엔 누구나 대북제재조치를 취했는데 유난히 일본만 이 제재조치를 연장한다고 최근까지도 부산을 떨었었다.

        북한도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방법이 없다'며 등을 떠밀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본과의 협의에 나서긴 했지만 영 떨떠름했는지 직구가 아닌 커브라 할 수 있는 조선신보를 통해 일본에 대해 쓴소리를 퍼부었다.

        김지영기자의 글을 인용해보면 다음과 같다. "조일간의 협상은 6자회담 10.3합의리행이 마무리단계에 들어서고 동북아시아 국제정세의 새로운 발전이 예상되고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조선에 대한 압력일변도외교를 추구하고 6자회담합의리행도 외면하였던 일본의 외교적립지는 계속 축소되였다. 특히 일본이 랍치문제를 구실삼아 가로막았던 미국의 대조선《테로지원국》지정해제가 10.3합의리행에 따라 현실화될것이 확실시되는 속에서 외교적고립을 초래할수밖에 없는 기존로선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게 되였다."

        김지영기자는 13일자로 여러개의 기사를 올렸는데, 기사의 제목만 봐도 속내가 드러난다.  (1)궁지에 몰린 일본의 《대조선접근》(2)검증되는 일본총리의 지도력 (3)랍치문제 쌍방의 립장과 견해 (4)《〈요도〉호는 일본의 내부문제》

       어찌됐건 일본과 조선은 베이징에서 만나 다음과 같은 내용을 합의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랍치문제의 재조사를 실시한다. 또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요도〉호관계자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협력할 용의를 표명한다.

      일본국은 이번에 현재 취하고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제재조치의 부분해제로서

      ① 인적왕래의 규제해제

      ② 전세비행기편의 규제해제

      ③ 인도주의적지원관련물자수송목적의 공화국국적선박의 입항허가를 진행한다.

        그동안 이 문제로 씨름해왔던 시간을 생각하면 너무 짧은 만남에 결과물이 '툭' 하고 나온 셈이다. 이는 먼저 6자회담이라는 - 어쩌면 동북아의 다자협조체의 틀이 될지도 모르는 - 국제무대에서 더이상 혼자 딴소리를 하기 어려운 일본의 입장,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는 건너야 하겠다는 북한의 적극성이 조화를 이루면서 만들어진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시기, 또 놓쳐선 안될 중요한 흐름들이 있다. 하나는 정상회담을 코앞에두고 강행해선 안될 합의를 강행했다가 이제와서 다시 협상을 하자고 하는 우리 대미외교이고 또 하나는 '옥수수를 준다고 하는데 안받더라'는 한국 통일부 장관의 고백이다. 

        '지금 김종훈 대표가 미국에 건너와서 하는 행동은 모두 사전 극본에 따른 쇼'라는 루머가 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봐도 지난 4월에 협상을 통해 합의한 결과가 시행되기도 전에 재협상을 - 그게 재협상인지 아닌지 용어야 어쨌건 - 하고 있다는 것도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다. 또 미국이 어떤 나라인데, 정부가 업자들을 설득해서 규제를 하게 한다는 건지 그것도 궁금하다. 

        대북접근으로 말할 것 같으면 연합뉴스 장용훈기자는 이제 북한이 우리나라만 빼고 다른 4개 나라와 양자채널을 구축했다고 지적한다. 얼마 전까지는 일본이 미운오리시끼였는지 모르지만. 북한의 김정일을 2번, 3번이라도 만날 것이란 대통령의 발언은 몹시 공허하고 공허하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한 중하급 관리는 이렇게 말한다. "대통령 따로 놀고, 관리자급 따로 놀고, 그 이하는 어쩔줄 몰라 손 놓고있다."

        뭔가 조치가 필요한데, 그게 개각 정도로 해결될 일인지, 이른바 '고소영' 'S라인'을 피하기만 하면 되는 일인 건지, 가슴이 답답하다. 


    [참고]


    6/2

    이명박대통령 국정지지도 20%대 초반 하락

    통일부, "대북구상 선후개념 아니다."

    BBC,파키스탄 칸 박사 관련 보도

    http://news.bbc.co.uk/2/hi/south_asia/7431707.stm


    6/3

    버시바우, "한국 국민들 과학과 사실에 대해 좀 더 배워야"

    "So we hope that Koreans will begin to learn more about the science and about the facts of American beef and that this issue can be addressed constructively."

    NYT, 오바마-매케인 외교정책 공방 가열 

    오바마,"아시아서 6자회담 같은 신동반자관계 추진."

    한국의 우라늄농축실험 파문이란 - 연합뉴스 이우탁


    6/4

    김하중 통일부장관 첫 브리핑

    중국 신화통신, 미국조사단 평북 자강도서 식량난 현지조사 돌입

    노동신문, 북미관계 주목되는 변화 평가

    정부, 북한에 옥수수 5만톤 지원제안 - 북한 무응답

    RFA, 미국의 대북식량지원 1차분 이달말 도착

    WSJ, 게이츠 국방 - 북한이 시리아 외에 핵개발 지원했다는 증거 없어


    6/5

    니혼게이자이, 북일양자대화 조만간 재개

    북한, 에너지지원속도에 강한 불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제2의 고난의 행군 가능성 없어

    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 17-19 방북 발표

    프리처드 워싱턴 특파원단 간담회


    6/5

    파키스탄 칸 박사, 핵확산 혐의 부인

    http://www.washingtonpost.com/wp-dyn/content/article/2008/06/04/AR2008060403625.html


    6/7

    북일, 7일 베이징서 실무협의 재개

    조선중앙통신, 6자회담 훼손은 유관국의 이익 해치는 것


    6/10

    6자 에너지실무회의 판문점서 개최 

    성김 한국과장, 10~11 방북

    북한외무성, 반테러 의무이행 성명

    북한, 에너지실무회의서 일본에 무연탄 가스화설비 비용 요구

    개리스 에번스(Gareth Evans) 핵군축 기구 의장, 북한 포함 새 핵협정필요

    Foreign Affairs - 라이스, 6자회담은 동북아지역 포럼 첫단계

    VOA, 미국국무부 - 북한입장 반테러 의무이행 성명 환영


    6/11

    북일, 11~12 공식협의 개최

    아비주 미국국무부 부차관보, 북한테러반대 성명은 긍정적 조치

    성김 귀환

    조선신보, 북한과 결실맺는 회담 준비

    http://www.korea-np.co.jp/news/ViewArticle.aspx?ArticleID=31988

    황준국 북핵기획단장, 북한- 경제지원과 신고서제출 연계 안해

    CSIS - 북한 중대위기시 전망


    6/12

    김하중 통일 대북메시지는 대화

    성김, 북한과 미사용 연료봉 처리 논의

    시진핑, 북한과 식량원조문제 협의

    조선중앙통신, 북일협상 성과적으로 진행됐다.

    황준국, 대북에너지완료시점 대략 합의


    6/13

    일본, 대북제재 일부 해제하기로

    조선신보, 조일 실무회담 결과

    http://www.korea-np.co.jp/news/ViewArticle.aspx?ArticleID=32031

    VOA, 미국신안보센터 - 미국 중동에 집중해 북한 비핵화할 능력 상실


    6/14

    시리아 대통령, 핵시설관련 이스라엘측 주장 허구


    6/15

    Newsweek, 오바마의 국무장관후보

    http://www.newsweek.com/id/14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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