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은하 2호 , 실패냐 성공이냐 / 2009.04.26.
    북핵리포트 2007-2012 2015. 8. 16. 23:03


    △ 2009.4.5 북한의 은하2호 발사, 조선중앙TV 캡쳐화면


    북한의 장거리 로켓이 발사된 건 5일. 이후 북한문제에 대한 논의의 흐름은 급격하게 UN안전보장 이사회의 제재 움직임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어렵사리 의장성명이 도출된 뒤에는 다시 6자회담과 북한의 핵 문제로 의제가 이동하고 있다. 또 다른 한 편에서 보면, 남북간에는 개성공단을 둘러싼 혼란스런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6자회담의 주제가 됐던 비핵화, 비핵화의 대상인 영변 5mw원자로와 재처리시설, 플루토늄은 북한의 미사일 - 장거리 로켓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에 놓여있고 북한은 그들이 '은하 2호'라고 부르는 로켓을 발사한 이후 연일 핵 억지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에 북한이 쏘아올린 은하 2호의 기술적인 성과가 무엇이었는지, 성공이었는지 실패였는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는 것은 앞으로 북한이 꺼내들 카드가 어떤 것인지, 또 6자회담을 다시 성사시키려는 관련국들의 노력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앞으로의 회담의 의제가 어떻게 잡힐 것인지를 가늠해 보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예고됐던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특별 방송을 준비하면서 MBC는 많은 국내 전문가들을 접촉했고 수 많은 인터뷰를 했다. 그 과정에서 느낀 건 많은 민간전문가들이 로켓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었는데 각각 코끼리의 다리와, 코 그리고 피부를 전문적으로 연구했지 살아 움직이는 코끼리라는 존재를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있는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물론 통합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긴 했다. 그러나 군 관련 기밀을 다루고 있거나, 현재 개발중인 KSLV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서 모두들 입조심을 했다.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 가운데 가뭄의 단비처럼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했던 웹사이트가 있었다. global security 라는 곳으로 이 사이트의 찰스 빅(Charles Vick) 박사의 정리는 정보의 양이나 체계적인 정리방법 등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 글은 따라서 상당부분 찰스 빅의 분석에 기대고 있고 부수적으로 국내 로켓관련 학자들의 얘기를 참고했음을 미리 알려둔다. 


    ▲ 대포동1호와 은하 2호

    1998년 발사된 대포동 1호와 2009년 대포동 2호(은하 2호)는 일단 사거리에 있어서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대포동 1호의 경우 1단은 500여km 동해상에, 2단은 1천500여km 태평양에 각각 낙하했다. 그러나 대포동 2호는 2단과 탑재체를 포함한 3단이 발사장인 무수단리에서 3천100km 정도 떨어진 지점에 떨어졌다.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대포동 1호의 경우,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1, 2단 로켓에 이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3단 로켓이 순조롭게 분리됐다. 그러나 마지막 3단의 속도가 지구 중력을 탈출할 수 있는 속도인 초속 8km에 도달하지 못했다.

    찰스 빅은 빅 북미우주방공사령부(NORAD)와 미군 장성 등으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북한 로켓이 우주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한 것은 3단계 추진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2단계 추진체가 안전연소 후 상방향 우주로 날아가는 와중에, 3단계 추진체가 분리, 점화돼야 하는데, 이보다 훨씬 늦은 시기인 대기권 재진입이 시작될 때야 비로서 분리됐다는 설명이다.

    3단 추진체는 무거운 2단을 매단 상태에서 날아갔기 때문에 속도는 매우 낮았고, 우리 정보당국 등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초속 4Km 정도에 그쳤다.

    따라서 북한의 주장과는 달리 1998년(광명성1호)과 마찬가지로 2009년에도 위성체를 지구궤도에 진입시키는데는 실패했다. 


    ▲ 2006년과 2009년 

    2006년 북한은 이번에 발사된 은하 2호와 유사한 형태의 로켓을 발사했지만 끔찍한 실패를 맛봐야 했다. 40초 동안 상승한 뒤 로켓이 방향을 잃고 분해되다시피 했기 때문. 찰스 빅은 로켓의 일부 부분이 최장 7분까지 날았다고 분석한다.

    이번에 공개된 화면을 보면 은하 2호의 1단은 중국의 DF(둥펑)-3와 닮아 있다. 지름이 약 2.2미터 정도 되는데다, 노동미사일 엔진 4개를 클러스터링 방식으로 엮은 것도 유사하다. 찰스 빅은 은하 2호의 2단이 개량된 노동미사일과 같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이란이 쏴올린 사피르(SAFIR)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인데, 사진으로 보면 (이 부분은 기자의 분석)사피르의 경우 1단에 노동미사일 엔진 1개, 2단에는 스커드 미사일 엔진 2개를 클러스터링 방식으로 엮었다. 그래서 지름이 1단과 2단이 모두 동일한데, 은하 2호는 1단과 2단의 지름이 크게 차이가 난다.

    설계에 있어선 이처럼 큰 차이가 있는데 만약 북한과 이란 사이에 기술교류가 있었다면 관련 부품에 있어서의 교류가 아닐까 국내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찰스 빅 박사는 이번 로켓 발사가 "전반적으로 성공"이라고 VOA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는 "2006년 대포동 2호 발사 때 목격됐던 제어장치나 추진력의 문제는 전혀 볼 수 없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는 이유 때문.

    빅 박사는 또, "이번에 발사된 로켓은 단계적 연료조절관 (step-throttling)과 자세 제어장치(attitude control system)를 갖추고 있으며, 폐회로 추진력(closed cycle propulsion)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 탄도미사일이나 위성을 장착할 수 있는 고도의 발사용 로켓"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빅 박사는 "고도의 발사용 로켓"이라고 표현했지만 그 기술이 최신의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노태성 교수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은하 2호의 자세제어장치, 혹은 방향조정 장치는 "스포일러" 방식으로 배로 말하면 스크류 앞에 키를 움직여 방향을 잡듯이 화염을 한쪽으로 더 많이 나오도록 조절하는 판 같은 것이 움직여 로켓의 각도를 잡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한다. 지난 6,70년대 러시아가 쓰던 기술이라는 것.  요즘 선진국의 로켓 대부분은 노즐 자체의 방향을 바꿔 추진력을 20% 이상 높이는 방식을 쓴다고 한다.


    ▲ 팔 수 있는 기술인가?

    빅 박사는 이번 실험을 대체적인 성공으로 평가했고, "3단계 추진체가 제대로 분리되지 못한 것은 작은 실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북한이 몇 개월 안에 다시 로켓 발사를 시도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까지 내놨다. 찰스 빅 박사는 북한이 올 초나 올 봄 로켓을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미 정확하게 예고했던 사람이다.

    그는 이어, "로켓 발사 1, 2단계가 완벽하게 작동했고, 사거리도 기존보다 2배로 늘어 국제시장에서 북한 로켓의 판매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란이 올해 북한의 로켓을 구입해 원하는 목적에 따라 개량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금 전에 언급했지만 이란의 사피르는 은하 2호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추력이 약한 로켓으로 보인다. 은하 2호는 1단 로켓으로만 볼 때, 노동 엔진을 4개나 엮었기 때문에 매우 강력한 추력을 낼 수 있다. 이란이 북한보다 먼저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는데 성공했다고 하는데 기자 생각엔 그럴 만한 이유가 두가지가 있다.

    우선 이란은 지리적으로 적도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로켓이 적은 거리를 날아도 목표하는 궤도에 갈 수 있다.  두 번째 이란에 대한 무역통제는 북한보다 훨씬 덜하기 때문에 이란이 관련 '고급' 부품을 구하는 것이 북한에 비해 훨씬 쉽다.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를 마친 뒤, 이 로켓이 핵무기를 싣고 날아갈 미사일로 전용될 수 있음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고 있다. 재처리를 시작한 북한이 - 재처리 해봐야 7kg정도, 핵탄두 1개 정도를 추가로 만들 수 있는 양의 플루토늄이 나오는 걸로 파악되고 있다 - 이제 그 다음에 꺼낼 수 있는 고강도 카드는 핵실험 아니면 또 다른 로켓 - 미사일 발사일 수 있다.

    그런데 많아 봐야 7개~8개 정도의 핵폭발장치를 갖고 있는 북한이 그중 1개를 또 터뜨리는 건 상당히 부담되는 행동일 수 있다. 더구나 2006년 핵실험 뒤, 안보리 결의 1718의 후유증은 몹시 길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역시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지만 빅 박사의 지적대로 북한이 다시 한 번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봐야 한다.

    [ 참고 ]

    http://www.globalsecurity.org/space/world/dprk/missile-developments.htm

    http://www.voanews.com/korean/2009-04-14-voa19.cfm



Designed by Tistory.